스타리쉬가 새로운 스테이지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 때 에토일의 활동으로 바빴기에 마사토에게 소식만을 전해들은 채, 한동안 교류가 없었다.
이번에는 그룹곡을 포함 솔로곡까지 전부 하루카가 작곡을 한다는 소식에 나는 기쁜 마음이 들었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너무 무리시키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스타리쉬하고 유대감이 깊은건 하루카니까 분명 누구보다 잘 해낼거라 믿고 있다. 그렇게 하루카에게 간단히 라인을 보내고 일에 전념했다.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을까 라이브 회장은 한창 스타리쉬의 새로운 라이브의 준비가 한창이었다. 타이틀이 분명 ‘스타리쉬 투어즈’ 여행이 테마였던 것 같았다. 솔로무대도 각자 테마가 있다는 것 같았는데. 마사토는 조금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당일을 즐겨줬으면 한다.“라는 말 뿐이었다.
조금 부루퉁했지만 머릿속에 한가지가 떠올랐다. 나도 아이돌이라서 팬들이 스포일러 없이 나의 무대를 즐겨주길 바란다. 혹시 마사토도 그런게 아닐까 하고 지레짐작을 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이돌이 된 이유는 사오토메 학원의 졸업 오디션의 무대가 첫 시작이었다.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청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성... 그리고 조금 뻣뻣하지만 아름다운 춤선 그 모든게... 무대를 사로잡았다. 나는 그의 모습에 동경하게 되었다. 나도... 그 처럼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고 샤이닝 사무소에 입사해서 에토일에 들어가게 되서... 아이돌로도 마사토의 작곡가로도 활동하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그리고 졸업 오디션에 합격하고 마사토와 잠시 여행을 떠났었지... 그때 마사토가 보여주고 싶은 경치가 있다며 데리고 가줬던 노르웨이에서 봤던 등불의 길, 나의 이름의 뜻과 같은 걸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리고 하늘을 방대하게 수놓은 오로라. 얼어붙어서 감각이 옅어진 손을 마사토가 땨듯하게 잡아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경치를, 한번 더 둘이서 볼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둘 다 꽤 이름이 있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언제 스캔들에 휘말릴지 모른다. 그렇기에...
아마 그때의 경치를 되새김질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에게도 스타리쉬에게도 민폐를 끼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내일 출연할 버라이어티의 대본을 읽으며 잠에 들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드디어 스타리쉬의 라이브 당일!
큰 회장 앞에 줄이 아주 멀리까지 늘어져 있었다. 나는 관계자 석으로 향하는 길에 마사토의 대기실에 들렀다.
“마-군, 잠시 실례할게. 간단한 간식을 주고 갈까 싶어서...!”
대기실에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리허설 중이겠지. 하지만 그렇게나 비밀로 하는 걸 보아. 직접 보이고 싶지 않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대기실에 간식을 놓아두고 곧장 관계자 석으로 이동했다. 저 멀리 스테이지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최대한 시선을 피하며 가방에서 팬라이트를 두개 꺼내서 들었다.
오타쿠는 아니지만, 팬들이 들고 보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구비를 해봤지만 역시 조작이 어려웠다.
“오! 밑을 누르니까 색이 바뀌네...! 이게 파랑!”
내가 팬라이트랑 사투를 벌이고 있던 사이 어느덧 객석은 만석이 되고 회장 내에는 아나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뒤, 회장 내부가 어둠으로 감싸고 스타리쉬가 노래를 부르며 등장을 했다. 팬들의 열기와 그들의 눈부신 모습에 감탄을 하며 지켜봤다.
그리고 오토야, 렌, 세실 각각 멋진 무대가 이어졌다.
다음은 누구일까 두근두근하고 있는데 지구본의 색이 파란색으로 바뀌더니 마사토가 무대에 나오고 레트로 풍 랜턴에 불꽃을 붙인다, 그리고 노래가 흘러나오고... 팬들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𝑴𝒚 𝒔𝒏𝒐𝒘 𝒑𝒓𝒊𝒏𝒄𝒆…
𝑰 𝒘𝒂𝒏𝒕 𝒚𝒐𝒖 𝑯…
𝑰 𝒍𝒐𝒗𝒆 𝑴𝑨•𝑺𝑨•𝑻𝑶…
𝑭𝒐𝒓𝒆𝒗𝒆𝒓…
그의 무대는 북쪽 지방의 겨울을 모티브로 했는지 얼음기둥과 스노우돔이 모티브가 되어 연출이 되어 있었다. 스노우돔 안에는 조명이 걸린 나무, 그리고 나무에는 레트로 풍의 랜턴이 걸려있었다.
“이건...”
그가 손짓을 하자 그의 온기로 마치 스노우 돔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러곤 그의 머리에 눈 결정이 내려 앉았고, 그는 얼음 기둥을 타고 내려가 렌에게 랜턴을 건네주었다. 렌은 랜턴을 받고 랜턴의 불을 꺼뜨려서 주변에 옮겨붙게 했고 곧바로 팬들이 가지고 있던 팬라이트의 색까지 예쁜 불꽃 색으로 물들었다. 그 부분을 보며 느꼈다.
내가 마사토에게 항상 했었던 말, “나도 소중하지만, 팬들도 똑같이 소중히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마사토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그 말이 떠올랐다. 랜턴(あかり)의 불꽃이 수많은 불꽃으로 옮겨붙은 건, 마사토가 하나하나의 불꽃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게 아닐까. 물론 옮겨붙게 한건 렌이지만, 처음에 랜턴에 불꽃을 붙인 건 마사토니까...
그의 무대가 끝나고, 각각 나츠키,토키야,쇼 셔플유닛, 그룹, 앵콜, 더블 앵콜 무대로 꽤나 엄청난 구성이었다. 나중에 에토일도 이런 멋진 스테이지에 서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마사토가 있을 대기실로 향했다.
”마-군, 혹시 있을까?“
문 뒤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마사토가 나와준게 아닌가! 나는 그의 얼굴을 보곤 활짝 미소지었다.
그는 나의 얼굴을 보더니 곧바로 미소짓고 답했다.
”오오, 호시! 잘 왔다. 그래서... 그... 오늘의 무대는 어땠나? 감상이 듣고 싶군...“
그는 왜인지 모르게 뜸을 들이며 말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바로 답했다.
”그게 처음의 랜턴을 키는 연출부터 마지막에 팬들이 가진 팬라이트까지 불꽃이 옮겨 붙는 연출이 엄청 좋았던 것 같아. 이건 팬들이 한명 한명 전부 소중하다는 의미를 담은 것 같아서... 좋더라구!! 그리고 가벼운 안무와 상반되는 무대 연출이 좋았던 것 같아 오로라 라던가, 스노우돔이라던가...! 얼음 기둥이나 수많은 양초들도 대단했고...! 무엇보다 마사토가 수어를 사용한게 너무 좋았던 것 같아.”
마사토는 나의 감상을 기분 좋은 듯이 듣는가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볼을 붉힌 채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렇게나 열정적으로 봐준 것인가? 왜인지 부끄럽군...(크흠) 네가 좋아해줘서 무엇보다 기쁘다.”
그는 조금 목을 가다듬더니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네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네가 언젠가 말했던 적이 있었지 않나. 자신을 팬들과 똑같은 존재로 바라봐 달라고 말이다.“
나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 무대에 팬들에 대한 마음과 또 너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너와 팬들이 주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에 대한 보답이 되었으면 하고...“
그의 말이 너무나도 기뻤다. 팬들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이, 그리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랑스러움이... 너무나도 좋아서...
“나는, 언제나 곁에 있을거야. 마사토가 스테이지 위에서 말했지? 영원이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같은 꿈을 보자고...동감이야. 영원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영원을 믿으며 같은 꿈을 꾸며 나아가자... 같은 아이돌 동료로서도 그렇고, 파트너로서도 그렇고... 연인으로도 그렇고...”
그는 자신의 말을 인용한 나의 말에 기쁜 듯이 대답했다.
“아아, 당연하지. 네가 곁에 있어준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앞으로도 팬들을 소중히 하며, 너를 소중히하며... 나의 길을 걷겠다. 따라와 주겠나? 네가 없으면... 곤란하다... 부디, 따라와줬으면 해.”
그는 나의 손을 꼬옥 잡으며 말했다. 나를 잡은 손이 약간 떨고 있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그의 떠는 손을 감쌌다.
“당연하지! 언제나 같은 길을 걸어가기로 약속했잖아? 그리고 내가 놓아주지 않을거라고 했었지? 진심이니까... 나도 최고의 아이돌이자 작곡가가 되서... 마사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될게!”
그렇게 우리 둘은 다시금 소중한 맹세를 나눴다.
언제까지고 우리의 여행길이 갈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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