綻び始めた flower buds
5월이 다가오자 부쩍 더위가 다가오는 것을 실감한다.
교복 자켓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깨에 걸치거나 들고 다니고
있다. 물론 나는 아예 기숙사에 두고 다니는게 습관이 됐다.
오늘도 더위에 자켓을 두고나온 채 매점에서 점심 메뉴를 사가서 작곡 과제를 할 예정이다. 물론 드럼 연습도 할 예정이라 드럼이 있는 교실을 빌려두었다. 매점에 들어서서 점심용으로 간단하게 감자칩을 한두개 집고 콜라를 한캔 집었다. 계산을 하고
나서려는 데, 입구에서 마사토가 두리번 거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무슨 일 일까 싶어도 저번의 일이 마음에 걸려서… 다가가 말을 걸까 살짝 고민하다가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에 언제나 처럼의 미소를 두른채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뭔가 찾고있는 거라도 있어?”
나의 말에 놀란 눈치인지 마사토는 두눈을 깜빡이다. 말했다.
“아아, 사실 서예용 붓이 망가져서 사고 싶은데. 매점을 처음 이용해 보기에 어디에 물품이 놓여있는지 모르겠군.”
그의 말에 역시 재벌가의 도련님은 다르구나라며 조금 웃음이 나왔다.
“(웃음) 그렇구나! 붓이라면… 도구 코너에 있을거야! ”
그는 나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도구 코너로 가서 서예용 붓을 둘러보았다. 나도 뒤따라가서 말했다.
“찾고있는게 있으면 좋겠네.”
그는 찾고 있던 붓이 있었는 지, 붓을 한개 잡고는 나를 보곤 말했다.
“고맙다, 덕분에 붓을 구할 수 있었다. 감사하지. 그러면 이만.”
그러곤 계산을 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차갑지만 다정한 태도에 왜인지 모르게 더욱 다가가고 싶고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의 노랫소리에 홀린 것 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도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실에 도착하자 건반, 드럼, 기타, 베이스 등등 다양한 악기가 놓여져 있었다. 나는 오늘은 건반하고 드럼만 사용할 예정이다. 가져온 악보를 펼치고 노트북을 켰다. 이번 작곡 과제는 주제는 자유라고 한다. 자유라… 나는 어떤 노래든지 상관없이 들으며 살아왔었는데… 그저 소음만을 피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장르도, 가수도 작곡가 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주제를 정하라고 하니 막상 떠오르는 소재가 없다. 아무리 생각을 짜내어 봐도 그대로이다.
그때 하루카가 해줬던 말이 생각났다.“네! 팬이랍니다! 그 분의 곡을 만들고 싶어서 사오토메 학원에 들어오게 됐어요.” 나도 누군가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볼까…? 그렇게 생각하니 이젠 누구를 위해서 적어야 할지 막막하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 나를 공황으로 부터 구원해준…그래, 그 사람을 위해 노래를 만들자!
그렇게 생각하곤 몇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매점에서 사온 감자칩을 뜯지도 않은 채 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생전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곡을 적어본적이 있었을까?
하지만… 북적이던 소음 속에서 나를 구원해 줬어. 듣고있으니까 마음이 따듯해지는 노래, 다정하고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중저음의 미성, 그 투명한 목소리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내고 싶으니까… 그렇게 어느덧, 땅거미 질 무렵에 곡을 완성 시켰다.
아직 고칠 곳이 많아서 미완성이지만… 마사토에게 들려주고 싶어. 지금 당장 볼 수 있을까? 나는 서둘러 짐을 챙겨서 교실을 나섰다. 저녁시간이라 학생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아마 다들 기숙사로 이미 돌아갈 시간이니까 돌아갔겠지…
“그냥…, 내일 들려줄까…? 어차피… 난 재능도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몇시간 동안 작업했던 곡이 괜히 작업한 것만 같아서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혼자서 얘쓰고, 바보같이…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옆을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툭 쳐서 가방을 떨어뜨렸다.
동시에 가방 속의 노트북과 악보가 흩어져 떨어진다. 그 사람이 사과를 하곤 내 물건을 주워주는데 익숙한 모습이다. 마사토인게 아닌가.
“미안하다, 지나가다 그만, 나의 실수다.”
나는 물건을 마저 주워주는 마사토가 고마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장 내가 만든 곡을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사토에게 말해서 곡을 들려줬다. 솔직히 열심히 적긴 했지만…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파트너로 삼아달라고 같이 졸업 오디션을 목표하자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마사토가 곡을 전부 들었는지 이어폰을 뺐다. 그러곤 입을 열었다.
“괜찮은 곡이군, 고칠 점도 보이지만…나름 훌륭한 곡이다.”
그의 생각지도 못한 좋은 평가에 기분이 들뜬다.
그래서 다시한번 더 졸업 오디션의 파트너에 대해서 말해 보았다.
“저기, 그러면 파트너로 해주면 안될까?”
그가 숨을 한번 들이 쉬더니 고민을 조금 하는 것 같다.
그러곤 입을 열었다.
“좋은 곡이지만, 아직은… 조금만 시간을 줄 수 있나? 고민을 하고 제대로 답을 하도록 하지.”
생각해 보겠다는 그의 말에 조금 기뻐서 웃음이 나와버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긴장이 풀렸는지 그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버렸다. 마사토도 들어버렸을까? 하고 부끄러움에 그만 고개를 숙이자 그가 말했다.
“흠…, 곡을 열심히 만드는 것도 좋지만 끼니는 잘 챙기도록.”
나를 생각해 준건가? 라는 생각에 더욱 기뻐진다. 그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답했다.
“응!! 잘 챙길게! 말해줘서 고마워. 사실 오늘 한끼도 안먹은 거 있지…근데 괜찮아! 식사거리를 사왔거든!”
그렇게 말하며 가방 속에서 감자칩과 이미 미지근해진 콜라 한캔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그러자 마사토가 당황한듯 말을 이었다.
”그런 걸로 끼니를 때울 생각이었나? 안되겠군, 나를 따라오도록. 식당에 가지.”
그는 곧바로 나의 소맷자락을 당긴다. 졸지에 식당에가서 마사토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학교 식당에서 재벌가의 도련님과 함께 식사라니… 뭔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서로 인사를 나눈 채 기숙사로 돌아왔다. 왜인지 잘 풀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